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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주저앉아 울고 싶은 순간들은 항상 있다."

저자 정지혜 | 출판사 유유 | 제품ID 1546437294
출판일2018.09.14 | 페이지 200쪽|ISBN 979118515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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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두기

책을 읽기 전 정지혜 대표는 영화 <카모메식당>의 사치에를 연상시켰다. 손님이 많든 적든, 어둠이라고는 모르는 햇살 같은 미소로 식당을 운영하던 사치에. 출판사의 편집자에서 땡스북스의 서점원을 거쳐 동네책방의 대표가 되었다는, 걸려 넘어질 작은 돌부리 하나 없는 그의 연대표를 보며 나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것 뿐’이라며 의연한 태도로 식당을 꾸려나가던 사치에를 떠올렸다.


"사적인서점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장서량이 많지도 않고 매일 문을 열고 책을 판매하는 곳도 아니다. 일주일에 하루, 토요일을 예약 없이 누구나 방문 가능한 오픈데이로 정했던 건 적어도 서점다운 구석이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였다. 스스로도 혼란스러웠던 만큼 다른 사람들이 ‘사적인서점이 무슨 서점이야’하고 생각할까 봐 불안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가면서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이곳이 서점인지 상담소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적인서점에서는 한 권의 책을 전하지만 그 한 권이 수십 수백 권의 책과 비교할 수 없다는 걸,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전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손님들이 나에게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다." - 117p.


<사적인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를 읽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정지혜 대표에게서 사치에를 떠올린다. 다만 아무 걱정 없이 ‘안 되면 때려치우죠 뭐’라고 말하는 사치에가 아니라, 소박해도 좋으니 한끼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만들고 싶어,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헬싱키로 떠나와 자신만의 식당을 운영해나가는 사치에를 떠올린다.


"이게 나였다. 무언가에 푹 빠지면 그걸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 주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 그 열정이 나의 가장 큰 재산이었다. 서점 주인으로서 안목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겨우 이 정도 글 솜씨로 글을 써도 될까, 주변 시선을 의식하며 머뭇거리게 될 때마다 나의 아욱콩을 떠올린다.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다가 엉망진창이 된 카밀라를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언제나 그 용기를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 170p.


‘그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삶이란 뭘까. 애초에 그런 삶이 있긴 한 걸까. 여태껏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살아온 나는 앞으로도 쭉 이렇게 살 것이 뻔한데. 그럴 거면 차라리 하고 싶은 일을 나답게 즐겁게 지속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게 낫지 않을까.


"돌이켜보면 나는 좋아하는 일에 환상을 품고 있었다. 좋아하는 일도 지겨워질 수 있고 좋아하는 일도 하기 싫을 때가 있음을 받아들인 지금, 나는 안다. 절대적으로 즐겁고 보람 있으면서 돈까지 잘 버는 일, 그런 일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회사원으로 일하는 것에도 자신만의 가게를 꾸려 가는 것에도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반짝이는 빛 뒤에 드리운 그림자를 이제 나는 안다." -139p.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주저앉아 울고 싶은 순간들은 항상 있다. 오픈 한 달 반밖에 안된 초짜인 나도 벌써 몇 번이나 질질 짰는지 모른다. (지난 주말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테이블 뒤에 숨어 울었다.) 어쩔 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는 걸 내 눈물샘만 모르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일만 하려고 연 책방인데 막상 열고나니 또 이전 삶의 반복이다. 그나마 믿을 수 있는 것 하나는 지금까지처럼 나는 또 어떻게든 해낼 거라는 사실이다. 1년을 버틸지 2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장사가 안 되면 나가서 월세를 벌어올 것이고 잘되면... 잘될까?


사적인서점 시즌 1을 종료한 정지혜 대표를 요시타케 신스케의 고민상담소에서 처음 만났다. 조금이라도 상처주고 싶어 하지 않는 마음이 목소리로 고스란히 전달되는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이 한사람만을 위해 고른 책은 얼마나 사려 깊고 따듯할까.

강연이 끝나고 신스케 작가의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 틈을 빠져나와 슬그머니 책 한권을 꺼냈다.
<사적인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수줍게 인사를 건네고 받아든 책에는 ‘나답게 즐겁게 지속가능하게!’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출판사 서평

책방, 책과 사람의 만남을 만드는 곳
홍대에서 신촌으로 넘어가는 길목, 조금 허름해 보이는 건물 4층에 작은 책방이 하나 있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야만 방문할 수 있는 곳. 온갖 책 이야기를 도란도란 주고받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 때때로 누군가 꾹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거나 속 시원하게 웃는 소리가 들리는 곳. 때로는 일본어 문장을 읽어 나가는 수줍은 목소리가, 때로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시와 책 속 한 구절을 낭독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곳. 이곳은 책과 사람의 만남을 만드는 동네 책방 ‘사적인서점’입니다.
사적인서점에서는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시간과 공간을 제공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 사람에게 꼭 맞는 책을 처방하는 약국 같은 서점, 상담소 같은 서점이지요. 이 서점의 주인은 책을 얼마나 좋아하기에,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기에 이런 서점을 운영하는 걸까요? 사적인서점의 정지혜 대표는 말합니다. “나답게 즐겁게 지속 가능하게” 일하고 싶어서 이 일을 택했을 뿐이라고요. 책 읽기의 즐거움을 전하고 싶어서, “책으로 들어가는 입구 같은 서점”을 만들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요.

책이라는 씨앗을 공공연하게 퍼뜨립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그렇듯 정지혜 대표도 어릴 때부터 책을 끼고 살았습니다. “커서 뭐가 될지는 몰라도 그게 책 곁을 맴도는 일일 거란 확신”이 있었지요. 그런 확신 덕분인지 정지혜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출판사에 취직, 책 만드는 편집자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책을 기획하고 만들었지만 그는 책 만드는 과정보다 책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에서 더 큰 기쁨을 느끼고는 전업을 선택합니다. 물론, 새로운 일 또한 책 곁을 맴도는 일입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에서 ‘전하는 사람’이 되어 홍대 앞 동네 서점 ‘땡스북스’에서 서점원으로 일하기 시작하지요. 마냥 평화로워 보였던 서점원의 일도 쉽지 않습니다. 정지혜 대표는 책을 고르고 진열하는 일뿐 아니라 독서 모임, 다른 동네 책방 일일 책방지기, 일본 서점 여행 워크숍, 헌책잔치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만들고 또 찾아다니면서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궁리합니다. 이후 땡스북스를 그만두고 도서관지기, 프리랜서 북디렉터를 거쳐 자신의 서점을 차리기로 마음먹은 것은 다양한 경험이 바탕이 된 오랜 자기 관찰과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나가며 내린 결정이었지요. 정지혜 대표는 자신에게 처음 만난 누구와도 편안하게 소통하는 능력이 있으며, 사람들에게 책의 재미를 직접 전하는 일을 무엇보다 좋아한다는 걸 확실히 깨닫고는 자신이 원하는 일의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 나갑니다.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에는 정지혜 대표가 편집자를 거쳐 서점원이 되고, 서점원에서 특별한 콘셉트의 책방 주인이 되기까지 겪은 온갖 시행착오와 서점을 운영하며 고군분투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 동네 책방 주인의 창업기이자 운영기라고 할 수 있지요. 책이 좋아서 책 곁을 맴돌고 있는 한 사람의 책 여정기이기도 합니다. 책을 둘러싼 크고 작은 도전과 책에 대한 애정과 믿음으로 과감하게 시도한 일들을 소개하고 있지요. 무엇보다 이 책은 다정한 선언문이기도 합니다. 책은 고답적이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우리는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이 세상에 좋은 책 나쁜 책은 없으며 나에게 맞는 책과 맞지 않는 책만 있을 뿐이라고, 책은 삶에 가능성을 안겨 주는 씨앗이라고 공공연하게 선포하지요. 사적인서점에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하는 책이라는 씨앗이 어디로 어떻게 퍼져 나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정지혜 대표는 이번에 직접 새로운 씨앗을 만들었습니다. 여기, 새로운 가능성이 담긴 씨앗을 여러분에게 전합니다. 어떤 가능성인지는 이 책을 읽게 될 여러분만 알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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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삶에 가능성을 심는 책이라는 씨앗
진심 불변의 법칙
첫 서점 수업
어쩌다 서점원
용기가 필요한 순간
내 삶에서는 나의 선택만이 정답
일의 조건과 환경
한계에서 벗어나는 자유
의심에서 확신으로
더하기 빼기로 만든 서점
완벽한 선택
결핍의 다른 이름
사적인서점은 서점인가요, 상담소인가요?
우리는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해요
9개월간의 전력 질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포기
내 일의 쓸모
당신의 서점에 투표하세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도전 말고 시도
열어 보니 어때요?
맺음말: 내가 좋아하는 일을 나답게 즐겁게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사적인 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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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1월 20일 주문분부터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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